언론보도22-03-22

[인터뷰…공감]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 이세호 신임 화홍병원장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으로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30만명 대를 오가며 10명 중 1명이 확진됐거나 확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말 그대로 '주변에 확진자가 없다면 사회성을 의심해봐야 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함께 커지는 우려 중 하나가 우리 응급의료체계에 관한 것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응급의료현장은 의료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이 험난한 파고를 효율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상황에 따른 정책적·행정적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 장기간 긴장을 유지해온 응급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의 부담이 얼마만큼인지, 이를 어떻게 덜어줘야 하는지 이제는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 일반 환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에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니라 안심하고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UAE 왕립병원 설립초기 응급실장 4년 8개월간 의료체계 기틀 마련

PCR검사 결과 시간 단축… 음압 치료실 회전율 높이고 의료진 확대

'의료시장이 왜곡' 치료 미루거나 확진자로 환자 못받는 상황 반복

응급의사는 충분히 설명해 환자가 치료 선택할수 있게 하는 역할

 



 


수원 화홍병원 제2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세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이 질문에 답변을 내놓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UAE 세이크 칼리파 왕립병원(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의 설립 초기 응급실장을 맡아 4년 8개월여간 UAE의 의료체계 기틀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낯선 환경에서 의료행정을 만들어 정착시킨 경험을 가졌다.

무엇보다 여전히 병원장실을 지키기보다는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만나는 시간이 더 많은 그는 의료진의 고민과 아픔까지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어 의료행정과 현장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우리 의료체계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유연한 의료시스템 정착돼야…

이세호 병원장은 "한국인의 특징이, 장점이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것"이라며 "빠르게 잘 대처한다는 융통성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의 말대로 코로나19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을 때 방호복만 봐도 일대에는 공포에 빠지곤 했다. 그는 "지금도 완전히 불식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기에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고, 상가뿐 아니라 병원도 한동안 매출이 떨어지는 등 패닉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경험이 생기다 보니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병원장은 "미국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나라의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방역정책이 바뀌었다"며 "한, 두 달의 차이가 있지만 방역정책이 상황에 맞춰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급변한다는 데에 걱정하고 있다.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한 인력을 보강하거나 시설투자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적절한 자원이 배분되지 못할 경우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병원장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독감과 같이 관리되는 방향으로 가는 중간 과정쯤으로 보인다"면서 "응급의료체계가 독감과 같이(자율적으로 치료하는 단계) 가는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넘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증화율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 사망률을 감당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이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치료과정에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PCR 검사 결과가 나오는 시간을 단축해 음압 치료실 회전율을 높이고, 응급의료진을 늘리는 등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화홍병원은 호흡기 클리닉을 신설하고 음압 치료실을 확충하는 등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또 중증확진자를 위한 병동을 운영하면서 확진자의 건강상태에 따른 치료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그는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다 보니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오늘도 고민하고 내일도 고민할 것"이라고 환자에게 최선이 되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를 넘어 환자에게 믿음을 주는 병원으로

이세호 병원장은 "지금 의료시장은 왜곡돼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사회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치료를 미루고 있고,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다른 환자를 못 받는 상황이 반복되는 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종합병원이 그 역할이 미치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병과 사고에 대해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이 병원장은 "요즘 트렌드는 관절이나 척추 등 전문병원으로 가는 것이지만, 전반적인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어야 환자들이 믿고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역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다양한 환자들을 모두 치료하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이 병원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별개로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신경외과 전공의를 충원해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료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응급의학과 의사는 응급이냐 아니냐는 것보다 환자들이 아파서 왔을 때 이게 어떤 질병이고 어떤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며 "환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서 환자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응급의학과 전공의 충원과 응급실 운영 방침에 대해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뇌출혈 환자가 있어도 신경외과가 없어 진료를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지역의 의료수요를 맞추기 위해, 또 이 병원에 가면 어디가 아프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신경외과 전공의를 충원했다"고 말해 지역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화홍병원 제2대 병원장으로서 핵심이 될 만한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 병원장은 "철학이라는 게 특별한 게 있을까요. 믿고 갈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야죠. 내 앞에 환자는 살리자는 기본 생각으로 환자를 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 이세호 병원장은?

▲연세대학교 의학대학 졸업

▲강남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