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22-02-23

[건강칼럼·(96)] 노인 우울증, 팬데믹 속 외로움의 그늘


 

 

외로움의 파도 덮친 '홀몸 어르신' 방치하면 치매 발생률 증가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우리의 일상 기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취미 생활과 사적 모임이 제한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코로나 블루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더욱 바깥 활동을 삼가게 되고, 그로 인해 기존의 소일거리들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고독감이 짙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독거 중인 어르신들은 종일 집에만 머무르게 되면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기 때문에 울적한 마음이 외로움과 같이 파도처럼 몰려올 수 있다. 이러한 우울감이 지속되면 '마음의 병'이라 일컫는 우울증을 앓게 될 수도 있다.

성인보다 신체증상 자주 나타나는 특징

노화 따른 변화 아냐… 진단·치료 필요

노인 우울증에서는 성인 우울증보다 비특이적인 신체 증상(소화 불량, 가슴 답답함, 열감, 식은땀, 두통, 어지러움, 이명 등)이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몸의 불편함은 자칫 다른 신체 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다.

또한, 노인 우울증은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기억력, 집중력 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얼핏 치매와 유사하게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을 요한다. 우울증을 방치하게 되면 실제로 치매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 저하, 피곤함 및 무기력감, 식욕 감소 또는 증가, 불면증 또는 과다 수면, 인생을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 과도한 자책감,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은 생각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노인 우울증에서 나타날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치료에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경두개 자기 자극술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주로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울감을 일으키는 왜곡된 인지를 파악하고 적응적이지 못한 행동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해 즐거운 활동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전자기장을 이용해 우울증과 관련된 뇌 부위를 자극하는 기술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매일 일정하게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데 좋다. 음주는 우울감과 동반된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 외에 가족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감하며 귀 기울여주는 것과 일상 활동을 격려하며 함께 참여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준다. 독거 중인 노인들에게는 사회 네트워크에 연결해 주는 것 등의 사회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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